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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산과 들녘에 자라난 야생화 그 아름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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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내 산과 들을 노닐다 보면 누가 씨앗을 뿌려 키운 것도 아닌데 무성하게 자라 있는 풀들을 볼 수 있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이름모를 잡초거니 하고 무심코 지나치지만 야생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산이나 들에서 저절로 나서 자라는 풀을 야생초라고 하는데 이를 애지중지 신주단지 모시듯 키워 전시회까지 도모하는 모임이 마산에 있다.
크고 화려하지만 무언가 모르게 인공적인 냄새가 풍기는 서양 화초들이 아닌 국토의 정기를 머금은 토종 야생화의 매력에 빠져버린 지역 동호회인 ‘산야초 사랑회’가 바로 그것이다.
세월의 무게를 등에 지고 구부정한 허리에 머리마저 하얗게 세어버린 할머니의 모습을 나타낸 할미꽃, 왜적이 쳐들어 올 때마다 핀다 해서 오랑캐꽃이라는 제비꽃 등 이름 하나하나에 우리네 삶을 간직하고 있는 토종 야생화.
산야초 회원들은 조금만 눈 돌리면 언제든 볼 수 있지만 스치듯 기억에 사라지고 있는 야생초들을 외면하기엔 마음이 안타까워 매년 한번씩 자신들이 소장하고 있는 꽃들을 일반 시민들이 볼 수 있도록 전시회를 열고 있다.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마산시립도서관 합포관 1층 전시실에서 산야초 22명의 회원들이 80여종 500여점의 야생화들을 전시하며 시민들에 국산 야생화에 대한 관심을 고취시키고 있는 것.
박진홍 회장과 김명곤 추진위원장을 중심으로 지난 2006년 1월 12일 설립한 동호회는 회원수는 적지만 중부경남권에서 전시회 규모가 가장 크고 품종 또한 다양하다고 자신한다.
그들의 말마따나 화분 하나하나가 그들의 정성이 듬뿍 받고 자랐음을 증명이나 하듯 전시실을 녹색으로 물들이며 한껏 자신들의 색과 모양을 뽐낸다.
강병효 총무는 “부산·포항·통영·거제 등지의 동호회와 교류를 하고 있지만 출품수와 종류는 우리 쪽이 가장 많다”며 “전시실에 놓을 자리가 없어 작품(?)을 못내놓는 회원들도 있는게 아쉬운 점”이라며 자신있게 웃음 지었다.
그는 원래 3·15 시민문화회관을 대관해 행사를 크게 하고 싶었지만 개장이 늦춰져 계획을 수정해 이번 행사를 개최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야생화 재배를 위해 상업적인 면을 철저하게 배제시키고 동호회 사이트에서 품종과 배양기술을 회원 상호간 주고 받고 있다.
그래서인지 산야초 박진홍 회장은 회원가입 절차에 대해 ‘선을 본다’는 표현을 썼다.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를 나눠야지 자신들의 식구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야생초를 기를 수 없는 사람 같으면 애초에 발을 들여놓지 말라는 게 그의 충고이기도 하다.
박 회장은 “자연을 좋아하다 보니 야생초에 발걸음이 멎게 됐고 이를 혼자 즐기기에는 아쉬워 정서가 맞는 사람들과 모임을 만들었다”며 “집에서 80여점을 키우기도 하지만 한달에 한번 정도 회원들과 자연탐방 등을 통해 산야에 산재한 야생화의 모습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국토의 들녘에서 자라야 진정한 야생화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다”면서 “지역 특성에 맞는 야생화가 있다면 이를 찾아 다시 산이나 들로 회귀시키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번 행사로 올해 산야초 회원들의 전시회는 끝이 나지만 내년에 더욱 큰 행사장에서 우리가 모르고 지나친 더 많은 종류의 야생화들을 다시 한번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소민기자 tepoong@gnynews.co.kr | | | | | | | | | |